
분데스리가에서 ‘녹색 늑대’라 불리는 VfL 볼프스부르크는 2000년대 중반 이후 급격히 성장하며 독일 축구의 새로운 강호로 자리 잡았습니다. 폭스바겐의 지원과 함께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한 볼프스부르크는 2008-09 시즌 분데스리가 우승이라는 기적 같은 성과를 이루며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 모든 성공 뒤에는 팀의 역사를 써 내려간 전설적인 선수들이 있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에딘 제코, 그라피테, 케빈 데 브라위너 — 세 명의 볼프스부르크 레전드를 중심으로, 누가 진정한 팀의 영웅이라 불릴 만한지를 비교 분석해보겠습니다.
에딘 제코: 볼프스부르크의 역사적 스트라이커
보스니아 출신의 에딘 제코는 볼프스부르크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공격수로 꼽힙니다. 2007년 클럽에 입단한 그는 단기간에 팀의 공격을 완전히 변화시켰습니다. 2008-09 시즌에는 브라질 공격수 그라피테와 함께 엄청난 득점력을 과시하며 볼프스부르크의 첫 분데스리가 우승을 견인했습니다. 그 시즌 제코는 26골을 기록하며 리그 득점 2위에 올랐고, 이듬해에는 22골로 득점왕에 등극했습니다. 그의 플레이는 단순한 ‘피니셔’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뛰어난 헤딩, 정확한 슈팅, 팀 동료와의 연계 플레이 등 전방에서의 완벽한 존재감은 볼프스부르크의 전술적 핵심이었습니다. 특히 제코는 볼프스부르크 역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이끈 주역으로, 팬들에게 ‘녹색 늑대의 왕’이라는 별명으로 불립니다. 이후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해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성공했지만, 그의 축구 인생을 이야기할 때 볼프스부르크 시절은 빼놓을 수 없는 황금기입니다.
그라피테: 브라질 감성과 독일 효율의 완벽한 조합
볼프스부르크가 2009년 분데스리가를 제패하던 그 시즌, 팀의 또 다른 주역은 브라질 출신 스트라이커 그라피테(Grafite)였습니다. 그는 2007년 제코와 함께 공격진을 구축하며 독일 리그 역사에 남을 최고의 투톱 듀오를 형성했습니다. 그라피테의 득점력은 예술적이었습니다. 2008-09 시즌에 그는 28골을 넣으며 리그 득점왕에 올랐고, 그해 제코와의 듀오는 무려 54골을 합작하며 분데스리가 역사상 전무후무한 공격 기록을 세웠습니다. 특히 바이에른 뮌헨전에서의 ‘매직 드리블 골’은 지금까지도 팬들이 회자하는 명장면입니다. 그는 그라운드 위에서 브라질 특유의 창의적인 감각과 기술로 독일 리그의 단조로운 경기 흐름을 뒤흔들었습니다. 또한 그라피테는 팀의 멘탈 리더로서 제코를 성장시킨 정신적 멘토이기도 했습니다. 그의 활약 덕분에 볼프스부르크는 단 한 시즌 만에 분데스리가 최강 공격력을 갖춘 팀으로 변모했습니다.
케빈 데 브라위너: 볼프스부르크를 다시 정상으로 끌어올린 천재 플레이메이커
2014년 첼시에서 이적해 온 케빈 데 브라위너는 볼프스부르크의 새로운 시대를 연 선수였습니다. 당시 팀은 우승 이후 하락세에 있었지만, 그의 합류는 구단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2014-15 시즌, 데 브라위너는 10골 21도움을 기록하며 분데스리가 도움왕에 올랐고, 볼프스부르크를 리그 2위와 DFB 포칼(독일컵) 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이는 클럽 역사상 최초의 컵 대회 우승이었습니다. 그의 플레이는 ‘예술’ 그 자체였습니다. 경기 전체를 조율하며, 순간적인 공간 창출과 정교한 패스로 공격의 리듬을 만들어냈습니다. 팀 동료 페리시치, 바슬도스트와 함께 구축한 공격 라인은 분데스리가 최고 수준이었고, 데 브라위너는 ‘모든 패스가 공격이 되는’ 선수로 불렸습니다. 그가 떠난 뒤 팀의 경기력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점에서도, 그의 존재감이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줍니다. 이후 맨체스터 시티에서 세계적인 미드필더로 성장했지만, 그의 전성기의 시작은 바로 볼프스부르크였습니다.
결론: 진정한 볼프스부르크의 영웅은 누구인가?
세 선수 모두 팀의 역사에 깊은 흔적을 남겼습니다. 제코는 볼프스부르크를 리그 정상에 올려놓은 주역이었고, 그라피테는 그 우승의 상징이자 클럽의 공격적 정체성을 만든 인물입니다. 반면 데 브라위너는 팀의 두 번째 전성기를 열며 구단의 글로벌 인지도를 높였습니다. 진정한 영웅을 단 한 명만 꼽자면, 팀의 역사적 변곡점을 만든 에딘 제코가 그 이름에 가장 가깝습니다. 그는 단순한 스타를 넘어, 볼프스부르크라는 팀을 분데스리가 챔피언 반열로 올려놓은 ‘레전드 오브 레전드’로 평가받습니다. 하지만 팬들의 마음속에서 이 세 사람 모두는 여전히 볼프스부르크의 진짜 영웅입니다.